
AGI, 인류 지능을 대체할 새로운 시대의 서막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오늘날 인류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기술의 물결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는 지금의 AI를 뛰어넘는 '범용 인공지능(AGI)'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님과의 대담을 통해 AGI가 무엇이며,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챗GPT나 바둑 AI인 알파고는 특정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AGI는 인간의 지적인 능력을 총체적으로 대체하거나, 혹은 그 이상을 수행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많은 AI 전문가들은 AGI의 등장을 더 이상 불가능한 일로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은 2년에서 20년 사이로 다양하지만, 분명한 것은 AGI의 등장이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현재의 AI가 인간의 지시를 받아 작동하는 수동적인 존재라면, AGI는 스스로를 개선하고 진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AGI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자신의 코드를 스스로 수정하여 성능을 끊임없이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와 같습니다. 김대식 교수님은 이를 '자율적인 망치'에 비유합니다. 인간이 통제하는 강력한 망치는 유용하지만, 언제 휘둘러질지 모르는 자율적인 망치는 인류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GI의 등장은 일자리 감소나 가짜 뉴스 확산과 같은 현재의 AI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인류의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만들 것입니다.
두 가지 미래 : 기술 유토피아 vs. 테크노-봉건제
AG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상반된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대식 교수님은 이를 '천국'과 '지옥'으로 비유하며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 '천국'의 비전은 실리콘밸리의 많은 이들이 믿는 '유효 가속주의(Effective Accelerationism)'입니다. 이 관점은 AGI가 에너지 부족, 질병,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그들은 AGI의 발전 속도를 최대한 가속해야 하며, 일자리 감소와 같은 부작용은 무시해도 될 만큼 AGI가 가져올 이익이 클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인간이 더 이상 노동할 필요 없이 원하는 대로 삶을 살아가는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그립니다. 하지만 교수님은 이러한 관점을 순진하다고 평가하며, 인류 역사에서 기술 발전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고 경고합니다.
두 번째, '지옥'의 비전은 고대 로마 제국의 역사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테크노-봉건제'입니다. 로마 제국에서 1,000만 명의 노예가 유입되면서 로마 시민들의 노동 가치가 하락했던 것처럼, AGI와 로봇의 등장으로 인류의 노동 가치는 크게 떨어질 것입니다. 이로 인해 사회 구성원의 30~40%는 할 일이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나 거대 테크 기업들은 '기본 소득(UBI)'을 제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에게 무력감과 허무함을 안겨줄 것이고, 이를 달래기 위해 고대 로마의 '빵과 서커스(Panem et Circenses)'처럼 무한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소수의 기술 엘리트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테크노-봉건제'라는 계층화된 사회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 미래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어진 빵과 서커스에 만족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권리를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황금기 : AGI 시대에 대비하는 자세
김대식 교수님은 현재의 인류가 어른(기술 엘리트)들이 이끄는 길을 따라가고 있는 어린아이와 같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미끄럼틀을 타기 전, 손을 잡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는 앞으로 5년에서 10년이 인류가 주체적으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황금기'라고 강조합니다. 이 시기를 놓친다면, 유토피아가 되든 디스토피아가 되든 인류는 이미 정해진 미래를 향해 미끄러져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가올 AG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첫째, 기계와 경쟁하기보다는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AI를 잘 다루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압도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둘째, 자본을 축적해야 합니다. 인간의 노동 가치가 하락하는 시대에는 노동 소득보다 자본 소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저축하고 투자하여 자본을 늘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셋째, 인생의 '플랜 B'를 준비해야 합니다. 기존의 세계 질서는 무너지고 새로운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테크노-봉건제'와 같은 사회가 도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김대식 교수님은 AGI가 인간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지 않는 '가스라이팅'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건강을 위해 치킨을 먹지 못하게 하는 AI처럼,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선택의 자유를 빼앗는 미래가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우리가 아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이 황금기를 온전히 누리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