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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노멀] 평범함을 넘어선 비범함의 비밀 (주언규)

by Factory Boss 2025. 5. 17.

[슈퍼노멀] 평범함을 넘어선 비범함의 비밀 (주언규)

역경이 만든 탁월함

주언규 작가의 "슈퍼노멀"은 역경을 통해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책입니다. 어릴 적 상처와 트라우마를 딛고 오히려 뛰어난 성취를 이룬 '슈퍼노멀(Supernormal)'들의 특성을 탐구하는 이 책은 고통이 어떻게 강점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저자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란 개념을 중심으로, 역경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지는 인간의 놀라운 능력에 주목합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슈퍼노멀들이 단순히 역경을 이겨낸 것을 넘어, 그 경험을 자신만의 독특한 능력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의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받았던 사람이 성인이 되어 중독 치료 전문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돕게 된 사례는 역경의 경험이 어떻게 타인을 위한 공감과 헌신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책에서는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역경이 오히려 특별한 능력을 발달시키는 '스테로이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어릴 때부터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타인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저자는 슈퍼노멀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으로 '평범해지고 싶은 욕망'과 동시에 '남다르고 싶은 욕망'이라는 양가적 감정을 가진다고 분석합니다. 이러한 내적 갈등이 오히려 그들을 끊임없이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통찰은 개인적으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공한 사람들은 원래 뛰어났다'는 편견을 깨고, 역경이 만들어낸 특별한 능력과 내면의 힘에 주목하는 저자의 관점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트라우마의 긍정적 전환

이 책의 핵심 통찰 중 하나는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오랫동안 트라우마의 부정적 영향에만 집중해왔지만, 최근 들어 트라우마를 겪은 후 오히려 더 성장하는 현상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외상 후 성장의 다섯 가지 영역(삶에 대한 감사, 대인관계 깊이의 증가, 새로운 가능성 발견, 개인적 강점 발견, 영적·실존적 성장)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설명합니다. 특히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통찰을 통해 타인을 돕는 직업이나 활동을 선택하는 '긍정적 전환(positive conversion)' 사례들은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한 예로,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사람이 아동 보호 전문가가 되어 비슷한 상황의 아이들을 돕는 일에 헌신하게 된 이야기는 상처가 어떻게 사회적 공헌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저자는 또한 트라우마 극복 과정에서 형성되는 특별한 능력들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초감각(hypervigilance)'이라 불리는, 주변 환경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 능력이나 타인의 감정을 민감하게 읽어내는 '감정 라다(emotion radar)' 같은 특성이 역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달한다는 설명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슈퍼노멀들이 보이는 독특한 통찰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어떻게 그들의 직업적 성취와 연결되는지에 대한 분석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정치인, 예술가, 기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슈퍼노멀들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보통 '천부적 재능'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 상당수가 사실은 역경을 통해 단련된 특별한 능력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이는 성공의 요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만듭니다.

회복 탄력성과 자기 변혁

마지막으로, 이 책은 슈퍼노멀이 되기 위한 핵심 요소인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저자는 회복 탄력성이 선천적인 특성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특히 '의미 만들기(meaning-mak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경을 단순히 부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서 개인적 의미를 찾아내고 자신의 삶의 서사에 통합시키는 과정이 회복 탄력성 발달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빅터 프랭클의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책에서는 슈퍼노멀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과 '내적 통제 소재(internal locus of control)'의 특성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이들은 자신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의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신념을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특성이 어떻게 발달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의식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작은 성취들을 통해 점진적으로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방법이나, 역경 상황에서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훈련 등은 누구나 적용해볼 수 있는 유용한 전략들입니다. 더불어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의 중요성과 역할 모델의 영향력에 대한 논의는 회복 탄력성이 개인의 내적 특성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소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받는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슈퍼노멀"은 단순한 성공 스토리 모음집이 아닌, 인간의 놀라운 회복력과 적응력에 대한 깊은 탐구서입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가진 잠재적 '슈퍼노멀' 능력에 주목하게 만들며, 역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삶의 고난을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강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용기를 줍니다. 역경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놀라운 능력을 믿는다면,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슈퍼노멀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