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고였던 여천NCC의 몰락 : 석유화학 산업의 현주소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오늘날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 중 하나인 석유화학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한때 대한민국 경제의 상징이었던 여천NCC가 최근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를 맞이하면서, 그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천NCC 사례를 통해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때 여천NCC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능가하는 평균 연봉으로 화제가 될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 기업이었습니다. 2017년에는 무려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황금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수천억 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하며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뼈아픈 현실을 맞이했습니다. 이러한 몰락은 단순히 경기 침체 때문만은 아닙니다. 1970년대부터 한국 경제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세계 4위의 생산국으로 성장했던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2000년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의 폭발적인 수요 덕분에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 황금기는 한국 기업들이 혁신을 게을리하게 만드는 '독'이 되었습니다. 쉬운 중국 시장에 안주하며 고부가가치 특수 제품으로의 전환을 등한시했고, 그 결과 중국의 추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내부 갈등과 외부 위협 : 위기를 부추긴 복합적 요인
여천NCC의 위기는 내부적인 문제와 외부적인 위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내부적으로는 한화와 DL이 50대 50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 구조가 위기의 순간에 발목을 잡았습니다. 호황기에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강점이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서로 다른 사업 모델을 가진 양측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구조조정과 자금 지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이는 결국 원료 가격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싸움으로 번졌고, 국세청으로부터 부적절한 거래로 인한 세금 폭탄까지 맞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내부 갈등은 회사의 위기 대응 능력을 마비시켰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중국과 중동의 거대한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쏟아부어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하는 '화학 굴기'를 선언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과잉 공급을 초래했고, 한국 기업들의 손익분기점을 무너뜨리며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동 산유국들이 한국의 전통적인 방식보다 3배나 경제적인 '원유-화학 전환(C-to-C)'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원가 경쟁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만들며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은 한국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기 위한 교훈
여천NCC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심각한 경고 메시지입니다. 이 위기는 단순히 경기 순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중국이 경제적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전략적인 싸움의 서막일 수 있습니다. 이미 2021년 '요소수 사태'를 통해 우리는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당시 중국이 요소수 수출을 중단하면서 대한민국의 물류가 마비되었고, 경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만약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이 무너져 중국에 원료를 의존하게 된다면, 중국은 언제든지 수출을 중단하거나 가격을 폭등시켜 한국의 제조업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넘어, 경제적 종속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일본이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를 극복했던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단기적인 대책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과 같은 장기적인 산업 구조 개편,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천NCC의 몰락은 단순한 추락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경고의 목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