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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드 머니 : 돈이 진화한다] 4부 - 금본위제에서 명령화폐(Fiat Money)로의 전환 과정

by Factory Boss 2025. 4. 1.

금본위제에서 명령화폐(Fiat Money)로의 전환 과정

브레튼우즈 체제의 탄생과 의의

닉 바티아는 『레이어드 머니』에서 현대 화폐 체계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금본위제에서 명령화폐(Fiat Money)로의 이행 과정을 상세히 분석합니다. 이 과정의 중심에는 1944년에 수립된 브레튼우즈 체제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던 시기, 연합국들은 전후 세계 경제 질서를 재건하기 위해 미국 뉴햄프셔주의 브레튼우즈에 모였습니다. 이 회의에서 달러화를 금과 연동시키고(1온스당 35달러), 다른 국가들의 통화는 달러화에 고정하는 체제가 탄생했습니다. 바티아는 이 체제가 기존의 전통적인 금본위제와는 다른 '수정된 금본위제'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일반 시민들은 더 이상 달러를 금으로 교환할 수 없었고, 오직 외국 중앙은행만이 그 권리를 가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화폐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세계 경제에 안정적인 환율 체계를 제공하며 약 25년 동안 전례 없는 경제 성장과 국제 무역 확대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체제는 내재적 긴장을 품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지구적 달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꾸준히 달러를 공급해야 했지만, 이는 결국 미국의 금 보유량 대비 유통되는 달러의 양이 불균형해지는 '트리핀 딜레마'로 이어졌습니다.

닉슨 쇼크와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

브레튼우즈 체제의 한계는 1960년대 후반에 이르러 점점 명확해졌습니다. 바티아는 이 시기 미국의 경제적 어려움과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이 달러의 신뢰성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합니다. 국제 사회에서는 미국이 보유한 금 준비금으로 모든 달러를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달러의 금 태환을 요구하는 국가들이 증가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1971년 8월 15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달러화의 금 태환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때 도래했습니다. '닉슨 쇼크'로 알려진 이 조치는 처음에는 임시적인 것으로 제시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말을 의미했습니다. 바티아는 이 사건이 단순한 정책 변화를 넘어 인류 화폐 역사의 근본적인 전환점이었다고 강조합니다. 수천 년 동안 귀금속과 연결되어 있던 화폐가 완전히 신뢰에 기반한 체제로 전환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닉슨의 결정 이후 세계는 변동환율제로 이행했고, 달러는 더 이상 금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순수한 명령화폐(Fiat Money)가 되었습니다. 이 전환은 매우 급진적이었지만, 놀랍게도 체제의 급격한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달러는 금과의 연결이 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명령화폐 시대의 도래와 그 영향

금과의 연결이 끊어진 후, 달러는 이제 미국 정부의 과세 능력과 연준의 정책적 신뢰에 기반한 순수한 명령화폐가 되었습니다. 바티아는 이러한 전환이 화폐 창출과 통화정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합니다. 중앙은행들은 이제 금 보유량의 제약 없이 필요에 따라 화폐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화폐 가치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책임이 전적으로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적 결정에 달려있게 되었습니다. 명령화폐 시대의 출현은 세계 금융 시스템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티아는 이 변화가 가져온 가장 큰 결과 중 하나로 금융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복잡성 증가를 지목합니다. 변동환율제 하에서 국가 간 거래에 따르는 환율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파생상품 시장이 발달했고, 화폐의 가치가 더 이상 실물 자산에 고정되지 않음에 따라 다양한 금융 상품들이 등장했습니다. 또한 이 시대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통합과 자본 이동의 자유화를 가속화했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국가 간 금융 위기의 전파 속도와 규모를 확대시켰습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이러한 통합된 명령화폐 시스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바티아는 명령화폐 체제가 가져온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화폐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인식 변화라고 주장합니다. 화폐가 더 이상 내재적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신뢰에 기반한 추상적 개념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입니다.